2025년 6월 3일 저녁,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무료 북토크에 다녀왔다.
이번 북토크는 김은영 작가의 책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를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작가가 직접 강연자로 나섰다.
작가 소개
김은영 작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정신건강센터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서울대 학생들과 교직원을 진료하며, 대학생들의 정신 건강, 직장인의 스트레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SERICEO ‘마음방역’ 코너에서는 리더의 정신 건강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으며, 의과대생들을 위한 인성·리더십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의사이자 연구자, 교육자, 그리고 상담자로서 오랜 시간 쌓아온 전문성과 따뜻한 시선이 북토크 전반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나는 누구인가요?”라는 질문 앞에서
강연의 첫 시작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나는 ○○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직업을 먼저 말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는 삶의 정체성을 일과 관계에서 찾는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세 번째 요소가 빠져 있다. 바로 놀이, 그리고 휴식이다.
삶의 균형을 이루는 세 가지: 일, 사랑, 놀이
김은영 작가는 삶의 균형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일, 사랑, 놀이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일과 사랑의 성공은 놀이(휴식)에 달려 있다”는 말이 깊게 와닿았다.
하지만 우리는 ‘노는 것’ 혹은 ‘쉬는 것’이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 상태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진짜 휴식은 감정을 느끼고, 감정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진짜 휴식을 갖는 능력: 수용의 창을 넓히기
진짜 휴식이 중요함에도 ‘내가 마음놓고 쉬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나게 웃는 도중에 어딘가 모르게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어릴 때 신나게 놀고 있을 때 들었던 부정적인 말들이 학습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들 중에 나는 마음 놓고 쉬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해당되는지 체크해 보았다.
내가 내 상태를 잘 알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진짜 휴식을 가질 수 있다.
그 능력을 작가는 ‘수용의 창의 크기가 크다’라고 표현했다.
수용의 창
나의 몸과 마음을 안전하다고 느끼며 조절가능한 상태
스트레스와 압박을 느끼지만 도전적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음
어릴 때 형성된 수용의 창의 크기도 노력하면 확장할 수 있다.
즐거운 감정 중 내가 최근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체크하고, 그 감정을 느끼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고 해보는 것이다.
그럼 내가 어떤 상황일 때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고, 행동하여 즐거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같다.
마음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법: PLEASE skill
강연에서는 정서 조절과 회복력을 기르기 위한 실천법도 자세히 소개되었다.
그중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기술로 소개된 것이 PLEASE skill이다.
• Physical health: 신체 건강 챙기기
• balanced Eating: 균형 잡힌 식사
• Avoid mood alterring substance: 자극물 피하기
• balanced Sleep: 나에게 적절한 수면 시간 확보 (약 8시간)
• get Exercise: 꾸준한 운동
이 중 수면이 중요하다며,
자연의 이치에 동일하게 일어나고 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 Light: 아침 햇빛 쬐기 (수면-각성 리듬 유지)
이 외에도 복식호흡, 명상, 요가, 마음챙김 영상 보기 같은 ‘이완 기술’도 소개되었다.
특히 작가는 “한 번에 한 가지만 하기”를 강조하며 마음챙김(Mindfulness) 연습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회복력의 핵심은 ‘공감’
가장 인상 깊었던 메시지는 “친밀한 대상과의 공감적 대화는 회복력의 핵심이다”라는 말이었다.
지나치게 혼자 견디거나 억누르기보다는, 나를 알아주는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치유의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책방의 따뜻한 공간에서 마주한 나의 감정
최인아책방의 북토크는 단순한 강연을 넘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천천히 대답해보는 시간이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내 감정, 내가 진짜 바라는 휴식의 형태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다.
삶이 계속 바쁘게 흘러갈수록 우리는 ‘왜 마음놓고 쉬지 못하는지’를 자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 질문에 대한 힌트를 얻고 싶은 분들께 이 책과 강연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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