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상담을 받다
직업 상담을 받았다.
관심이 가는 일들은 많았지만, 당장 하고 있는 일만 해도 내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던 일상을 지내고 있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쉼을 위한 시간에는
혼자 돌아다니거나 무언가(책, 영화, tv, 친구, 가족 등)를 보기도 했고,
손으로 사부작 거리기도 했고,
몸을 움직이기도 했다.
대부분 혼자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살아왔다.
쉼보다 일에 대한 시간을 더 할애하며 살았고, 지나온 시간만큼 경력으로 쌓였다고 생각했다.
상담 중 나온 질문: 취미가 뭐에요?
상담이 시작되자 상담사가 내게 물었다.
“취미가 뭐에요? 일 말고 관심있는 거, 아무거라도.“
나는 머뭇거렸다.
지금까지 했던 일을 가리고 보니, 취미라 할 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루하루를 잘 살아 왔지만,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건 내게 난이도가 높은 질문이었다.
이 질문의 답이 나와야 상담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쉬웠을 것이다.
답답한 건 나도 매 한가지였다.
길을 찾으려고 마련한 이 시간에, 또 한 번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상담은 길어졌고, 다른 경험들과 이야기들로 시간이 채워졌다.
스스로 정리할 시간을 가진 후의 만남을 기약하며, 다음 일정에 의해 상담은 마무리되었다.
뜻하지 않게 횡단보도에서 깨달은 모습
상담을 마치고 도서관에 책을 빌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 앞에 보이는 횡단보도의 푸른색 신호등.
보행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깜빡이더니, 건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주었다.
10, 9, 8,…
나는 속으로 뛰지 말고 다음 신호에 건너기로 하고 길을 걷던 중이었다.
그런데 내 뒤에서 뛰는 소리가 들리자 나도 모르게 뛰기 시작했다.
4, 3, 2, 1.
나는 그렇게 4초를 남겨두고, 내 뒤에 누군가에 의해서 갑자기 길을 건넜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살아왔던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나도 떠밀려가듯이 삶을 살아왔던가?‘
그 짧은 순간에 신호등 앞에서 삶을 되돌아보게 되다니.
헛웃음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친구의 연락과 하루의 마무리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최근 내 소식을 모르던 친구.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겠다,
조금 더 생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직업 상담에서 시작해 횡단보도 앞의 짧은 순간, 친구 연락으로 이어진 하루.
질문 하나와 신호등의 몇 초가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든 하루.
스스로를 돌아보고, 평소 놓치고 있던 부분을 점검하는 기회의 하루.
이런 오늘의 하루로 내일의 나는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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