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숍을 기록하는 출판사, 브로드컬리
브로드컬리(BROADCALLY)는 ‘로컬숍 연구 잡지’를 만든다고 소개하는 독립 출판사이다.
서울과 제주 등 각 지역의 작은 가게들을 찾아가 운영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 선택과 고민을 책으로 묶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대표 시리즈인 「서울의 3년 이하 빵집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처럼,
오픈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작은 공간들을 집중해서 들여다본다는 점이 이 출판사의 가장 큰 특징이다.
브로드컬리 편집장 조퇴계는 단순히 ‘잘 되는 가게’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자의 선택과 실패, 유지하고 싶은 가치까지 함께 기록하는 데 관심을 둔다고 말한다.
어떤 공간이 한 도시의 ‘로컬성’을 만들어가는지,
그 로컬성이 책이라는 형태로 어떻게 남겨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인터뷰와 취재를 이어가는 사람이다.
그가 운영자의 언어를 빌려 도시의 풍경을 기록해 왔기에,
이번 에디터 클래스의 주제도 자연스럽게 “운영자의 선택과 노력이 담긴 공간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일”로 정해진 게 아닌가 싶다.
조금 늦게 시작된, 4주차 마지막 수업의 분위기
4주차 마지막 강의 날,
수업은 예정 시간보다 약 10분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나도 2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내가 강의실에 도착했을 땐 5명 정도의 인원이 책을 읽고 앉아 있었다.
나만 늦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강의가 끝날 즈음엔 10분이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그만큼 만족스러웠고, 10분 더 늦게 끝나서 다행이었다.)
수강생들이 하나둘씩 숨을 고르며 강의실로 들어왔다.

앞쪽 책상에 앉은 조퇴계 편집장은 파란 셔츠 차림으로,
준비해 온 노란 표지의 책과 노트를 책상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고 사람들을 기다리다 10분이 되자 강의를 시작했다.

‘인터뷰로 글쓰기 – 경기도서관 에디터 클래스, 브로드컬리 편집부 조퇴계’라는 제목과 함께 강의가 시작되었다.
지난 3주 동안 글쓰기와 편집의 다른 면들을 살펴봤다면,
오늘은 그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인터뷰’라는 형식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2, 3주차의 강의가 실습 위주였기에
강의 제목을 보고 속으로 ‘오늘도 설마 실습일까?‘ 걱정하고 있던 찰나,
그 마음을 읽었는지 조퇴계 편집장은
강의를 진행하면서 궁금한 게 생기면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설명을 듣고 안심했고,
강의실 안의 분위기에 이끌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많은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며 시간흘러가는 줄 몰랐다.
준비된 슬라이드가 있었지만, 우리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서로 짠듯이 슬라이드의 순서대로 이야기의 흐름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브로드컬리 편집부 소개 – 우리는 어떤 책을 만드는가
첫 번째 파트는 브로드컬리 편집부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1. 어떤 책을 만들고 있는지?
2. 편집부 인원 구성은?
3. 외주 작업도 하는지?
4. 경제적인 형편은 어떤지?
조퇴계 편집장은 이 질문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브로드컬리가 지금까지 어떤 책들을 만들어왔는지,
어떤 규모와 구조로 팀이 운영되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단 4명의 인원이, 1년에 1권씩 책을 출판하고 있고,
그 외 다른 일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로컬 숍을 인터뷰하고 기록하는 일이 ‘멋있어 보이는 일’로만 남지 않도록,
실제 하고 있는 일과 노력 부분도 함께 이야기해 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만드는 사람의 노동과 시간, 감정이 어떻게 가격으로 환산되는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지를 들으면서,
한 권의 잡지 뒤에 숨어 있는 편집부의 선택과 책임을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인터뷰 준비와 진행 과정 – 질문을 만들기까지의 여정
두 번째 파트는 ‘인터뷰 준비와 진행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1. 인터뷰 주제를 잡는 기준
2. 인터뷰 대상을 찾고 섭외하는 과정
3. 어디까지 질문할 것인가의 문제
4. 어떻게 편집할 것인가의 문제
조퇴계 편집장은 인터뷰가 단순히 ‘질문 리스트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알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터뷰이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첫 연락에서 반드시 밝혀야 할 정보가 무엇인지,
실제 인터뷰 자리에 도착하기까지 가져야 할 태도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이어졌다.
특히 “어디까지 질문할 것인가”라는 부분은 기억에 남았다.
운영자의 사적인 영역과, 우리가 알아도 되는 정보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할지,
그리고 그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려면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풀어가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인터뷰로 글쓰기의 장점과 단점 – 관점의 확장과 충돌 사이
세 번째 파트는 인터뷰로 글쓰기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정리였다.
1. 인터뷰의 장점: 관점의 확장
2. 인터뷰의 단점: 관점의 충돌
3. 인터뷰로 쓸 것인가 말 것인가
조퇴계 편집장은 인터뷰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장점으로 ‘관점의 확장’을 꼽았다.
혼자 글을 쓸 때는 자신의 경험과 언어 안에 머무르기 쉽지만,
인터뷰를 하면 타인의 언어를 빌려 전혀 다른 삶의 궤적과 생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인터뷰는 ‘관점의 충돌’을 가져오기도 한다.
인터뷰이가 말한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편집자의 해석이 들어가고, 때로는 인터뷰이의 말과 글쓴이의 해석이 부딪히기도 한다.
이 때 편집자는 어떤 관점을 선택할 것인지,
혹은 어떤 부분은 과감히 덜어낼 것인지 계속해서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 키워드인 “인터뷰로 쓸 것인가 말 것인가” 가 나온다.
모든 만남이 글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글로 쓰는 순간 그 사람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번 수업에서 내가 가져온 문장들
인터뷰를 위해 질문지를 미리 작성하고, 인터뷰어에게 전달하는 일을 해 본 적이 있다.
피드백을 받으며 질문을 삭제하는 일도 있었고,
인터뷰 당일에 수정하는 일도 있었다.
전문 지식을 위한 인터뷰였고, 촬영으로 진행되었기에 더 민감했던 것 같다.
그런 면에 있어서 브로드컬리 책에 엮여진 내용들은 참 흥미로웠다.
내용만 보면 인터뷰이들이 호의적으로 인터뷰에 임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터뷰를 위해 짧게는 10시간, 길게는 2박 3일을 쓴다고 말을 들었을 때에는
쉽게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경기도서관 에디터 원데이 클래스의 마지막 시간은,
내 삶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질문을 연습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브로드컬리가 로컬 숍을 통해 도시를 기록하듯,
나도 언젠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간을 인터뷰로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강의실을 나섰다.

마지막 강의는 친구와 함께 들었기에
근처 카페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친구와 같은 수업을 듣고,
오랜만에 카페에 들러 술 한 잔하며 이야기를 나눴던 저녁이 즐거웠고,
많이 즐거웠기에 아쉬움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하루를 돌아 보면,
좋은 강의를 좋은 친구와 함께 해서 좋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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