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언어로 나를 살리는 글쓰기를 위한 강연
요즘 블로그 글을 쓰면서 고민이 많았다.
‘나는 글이라는 걸 쓰고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쓰는 걸까? 글에 내 생각을 자연스럽고 조리 있게 담아내고 있는 걸까?’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린 듯, 코엑스 별마당에서 열리는 흥미로운 강연 소식을 들었다.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7시에 강연을 한다.
5월 한 달간 ‘행복한 가정을 위한 인문학 특강’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리는데,
오늘(5월 17일)의 강연자는 서울대 국문과 나민애 교수님이었다.
강연 제목은 ‘나를 위한 읽기와 글쓰기’
게다가 강연자가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는 사실까지 알고 나니,
글쓰기와 문학을 삶 속에서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더 궁금해졌다.

강연 전 소소한 이벤트, 선물
오늘은 비가 내렸다.
강연은 7시에 시작하고, 1시간 전부터 강연장이 열리는 공간에 입장할 수 있다. 의자에 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강연 10분 전, 사회자가 마이크를 켰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 저녁, 강연을 들으러 와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의미로 강연자인 나민애 교수님이 작은 선물을 준비하셨단다.

그리고 그걸 직접 한 분 한 분에게 나누어주고 싶다고 하셨다.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선물은 엽서였다.
아버지의 시와 교수님이 그린 그림을 엽서로 제작하셨다고 하셨다.
내 엽서와 옆자리에 앉으신 분의 엽서가 다르다보니, 엽서의 시와 그림은 몇 가지가 있는 듯 했다.
내게 온 엽서는 나를 위로해주는 내용이어서 너무 좋았다.

선물을 받고 시작하는 강연이라니!
✏️ 1인칭 시대, 나만의 언어를 찾는 글쓰기

나민애 교수님은 이야기했다.
“이제는 1인칭 글쓰기, 개인의 글쓰기 시대가 왔다”고.
요즘은 AI가 거의 모든 글을 써주지만,
AI가 절대 대신 써줄 수 없는 글이 있다.
바로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
내 경험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언어로 쓴 에세이이다.
“의미가 넘쳐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다 보면 의미가 생겨난다.”
교수님의 이 말이 크게 와닿았다.
살다 보면 마음이 꽉 막히는 순간이 있고,
삶이 답답하고 서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 글쓰기는 내 마음에 침을 놓는 행위라고 표현하셨다.
스스로를 어루만지고, 스스로를 살려내는 행위 말이다.
🕯 나를 살리는 글쓰기, 마중물에서 시작하기
그렇다면 글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나민애 교수는 “글쓰기의 마중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좋은 글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도 시작할 수 있어요.”
✅ 마중물 1. ‘좋은 것’을 써보세요
•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 왜 좋아하게 되었을까?
좋은 것을 쓰다 보면 ‘내가 조금 가진 사람 같고’
내가 얼마나 다정한 사람인지 알게 된다고 했다.
✅ 마중물 2. ‘싫은 것’을 써보세요
• 내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 왜 싫어하게 되었을까?
싫은 것을 쓰는 과정에서는 ‘조금 용감해지고’
내가 얼마나 가여운 존재인지 느끼게 된다.
그 가여움이 나를 사랑하게 되는 출발점이 된다고 말이다.
“사랑의 끝판왕은 나 자신을 가여워하는 것,
나를 사랑하게 되는 글쓰기입니다.”
📚 글의 재료가 되는 것들
강연에서는 글쓰기의 재료가 될 수 있는 몇 가지 마중물들도 소개해주셨다.
1. 지나간 기억
한때라는 단어, 나에게 너는 어떤 존재였나?
2. 좋은 사진 한 장
그 안에 담긴 시간, 감정, 배경
3. 좋은 책의 한 구절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되자마자 아팠다.” 같은 시작 문장이 글이 될 수 있다.
첫 문장으로 추천하는 글귀
- 내가 읽었던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 인사동은 재미난 동네다.
- 출근하며 항상 지나는 골목길에 오래된 골동품점이 하나 있다.
- 어느 날 아내는 휙 여행을 떠나버렸다.
- 작은 손편지를 하나 받은 적이 있다.
-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되자마자 아팠다.
글을 쓸 때는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힘을 빼고, 한 문단, 한 문장부터 시작하라는 말.
그것이 나를 담는 진짜 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한 편의 글에 단 한 문장의 글만 있어도 내 글이라고 하셨다.
그 문장에 내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는 말을 하시면서.
이게 그러니까
음악에 비유하면 싸비(후렴)
요리에 비유하면 킥이라고 말하는 그런 건가보다.
📖 추천 에세이와 책들
강연 말미에는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에세이와 책들이 소개되었다.
추천하는 수필
- 아름답기로는 이태준- 무서록
- 최근에는 김영하- 여행의 이유, 단 한 번의 삶
- 인간적이기로는 박완서- 모래알만한 진실이라도
강연 중에 무서록의 시작 부분을 소개해 주셨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단 한 번의 삶은 김영하 작가의 신간으로 ‘이 책을 쓰고 한참을 쉬겠구나’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책이라고 한다.
박완서 작가는 교수님의 아버지께 너무 많이 들었던 분이라며, 사람도 글도 참 인간적이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읽기는 어떻게?
강연의 대부분을 글 쓰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셨다며, 마지막에 글을 읽는 것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하셨다.
시?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시며,
오래 같이 산 남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모르는 사람의 시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간단히 정리해주신 종류별로 책을 접할 때의 팁!
• 시는 마음의 조각을 찾기 위한 것, 내 마음을 발견하려고 읽는 것
• 소설은 수많은 평행우주를 경험하기 위한 것
• 역사서는 힘의 균형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것
• 철학은 보이지 않는 색으로 세상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것
• 사회학은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듯 사회를 진단하고 처방하기 위한 것
그러니 어려워 말고,
각자에게 필요한 걸 찾아서 읽으면 될 것 같다.
🕊️ 내 마음을 발견하는 글쓰기
“글쓰기는 산책과 같아요.
길을 걷다 예쁜 돌멩이를 주워 주머니에 넣듯
책을 읽다 맘에 드는 문장을 주워 주머니에 넣고,
그 문장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세요.”
글은 달팽이 똥 같다고 했다.
내가 쓴 글에서 내가 나온다고.
천천히, 아주 조금씩 글을 쓰다 보면
그 속에는 ‘나’라는 존재가 담겨 있는 귀한 결과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준 오늘의 숙제!
오늘 밤에는 나를 이유 없이 뿌듯해 하기!

🪻 마무리하며
나를 위해,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써보자.
내 감정, 나의 조각, 나의 기억을 마중물 삼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단 하나의 문장을 시작해보자.
이 강연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위로로 바뀌었다.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며 블로그 글쓰기를 이어가고 싶다.
강연도 듣고 후기까지 쓰면서 뿌듯한 저녁
오늘 숙제 끝!

📌 강연 정보 요약
• 행사명: 행복한 가정을 위한 인문학 특강
• 강연자: 나민애 교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 강연 주제: 나를 위한 읽기와 글쓰기
• 장소: 서울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 일정: 2025년 5월 17일 (금)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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